현대모비스 자소서 항목

의외로 글자수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200자 이상 700자 이내라는 굉장히 넓은 범위의 허용치를 준 이 현대모비스의 자소서는 글자수 채우기가 고통인 이과생들에는 매혹적인 유혹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말 핵심적인 단어만 써서, 콤팩트하게 200자만 쓰자’는 유혹 말이다. 하지만 틀렸다. 200자에서는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보여줄 수 없다. 200자는 사실만 나열하는 것인데, 이력서와 다를 바가 없다. 거기에 연결고리를 넣고 자신의 경력만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넣어야 한다. 700자를 넘어서는 안 되지만, 700자 언저리는 가야 한다. 허용범위는 630~700자 사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대부분 이 정도는 채운 자소서들 사이에서 200자만 달랑 채운 자소서는 자신감 있어 보인다기보다는 성의 없어 보일 경우가 더 많다.

1번 항목 : 트렌드에 충실하게 역시 직무적인 지원이유가 먼저 제시되었다. 이제 웬만한 회사들은 회사 지원동기보다는 직무지원동기를 더 중시하고 있다. 실제로 직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강렬한 사건이나 계기가 있으면 그것을 쓰면 되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는 특별한 지원동기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지원자들은 너무 극적인 계기를 만들어 내려고 애쓰지 말고, 본인의 전공이나 공부한 것들을 바탕으로 흥미와 호기심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서술하면 된다.

2번 항목 : 직무에 대한 지식이나 전공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들은 이미 1번 문항에 이야기가 된 상태이므로, 2번 문항에서는 그 외에 태도적인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전공에 대해서 이만큼 안다’라는 식의 진술이 직무적합에 대한 판단이 된다면, 그 비슷한 직무에 지원한 전국에서 온 경쟁자들에 비해서 과연 특별한 경쟁력이 될 것인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래봐야 학교에서 배운 이론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많이 알아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론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이러저러하게 적용한 지식이라면 누구보다도 현장맞춤형 인재라는 것이 강조될 수 있지만, 역시 대부분의 대학생 수준의 체험 정도로 몇 년 이상을 현장에서 갈고 닦은 기존 직원들의 인정을 받기는 힘들다.
그러니 경험과 노력을 ‘근거’로 대기 위해서는 전공적인 지식 자체가 아니라, 전공적인 지식을 쌓기 위한 과정 같은 것들이 이유로 등장해야 한다. 개인의 노력을 보겠다는 문항이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지원 직무에서 필요한 특징이나 태도 같은 것들이 무엇인가 정확히 정의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지원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인데 그런 부분을 자신이 갖추었다고 어필을 해야 하니까 말이다. 지원분야와 관계없이 무조건 노력만 강조할 수도 있지만, 너무 제네럴한 특징은 인상에 안 남는 것이 보통이다.

3번 항목 : 이 항목은 다른 기업의 자소서 항목에 비해 특이하다. 보통은 개인의 발전 계획을 물어본다. 그러면 지원자들은 비전을 개인의 발전계획 위주로 세우면서 회사의 비전과 맞출 것을 생각하는데, 이 문항은 회사의 발전이 먼저 앞에 와 있다. 아마 이런 자소서 문항이 회사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문항이 아닐까 싶다.
이 문항에 답하기 위해서 당연히 현대모비스의 ‘세계 자동차 업계 Global Top5’라는 일차적인 계획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할 것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결국 1등이 되기 위한 현대모비스의 행보에 대해서까지 생각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은 어떤 것이라는 것을 또 덧붙여야 한다. 그러니까, 회사 발전 계획이 먼저,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역할로서 자신의 계획이 그 다음으로 제시되어야 하는 문항이다.

맵핑 : 현대모비스의 특징은 3번 문항이다. 이제까지는 자신의 발전 계획을 제시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 회사의 발전에 관한 계획은 부차적이었는데, 현대모비스는 그 방향성이 반대라는 측면에서 특이함이 있다. 현대모비스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생각할 것은 3번 문항으로 알 수 있는 회사 자체의 분위기다. 자소서 한 문항에서도 회사의 분위기가 흘러나온다는 것을 생각하며, 전체를 더 생각하는 기조로 자소서 한 자 한 자 신중히 써야 할 것이다.

● 현대제철

현대제철 자소서 항목

200자 짜리 두 문항이 다른 기업에 비해 특이하다. 단답형이라고 볼 수 있다. 장?단점은 정말 특징만 명확하게 해서 쓰면 쓸 수도 있겠는데, 성장과정 200자는 도대체 왜 남겨 놓은 문항인지 알 수 없다. 지원자들은 저 문항에서 특별한 의도를 찾으려고 하는데, 사실 큰 의도는 없는 것 같다. 200자 짜리 성장과정으로 알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성장과정 같이 복고적인 문항을 함부로 없애지 않는 중공업 분야의 보수적인 성향이 발효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면접의 기본 자료 정도로 생각해서 쓰면 되겠다. 3번 문항부터 알아보자.

3번 문항 :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는 4번 문항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 문항은 실제로 현대제철에 지원한 회사 지원동기가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이 포부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대제철 안에서 커갈 수 있는 자신의 능력과 역량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중공업 분야는 아무래도 경공업이나 소비재 분야보다는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아직도 회사 중심의 지원동기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적인 직무지원동기와 직무에 따른 비전 서술에 익숙해져 있던 최근의 지원들에게는 오히려 낯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자소서를 쓰기 위해서는 서술의 방향이 조금 더 회사와 단체라는 측면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4번 문항 : 해당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로 직무 중심의 최근 트렌드를 보여주는 문항인데,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전공 등을 연계하라고 해서 노골적으로 전공에 대한 오리엔트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인문계 쪽의 직무들이 대부분 전공불문인 경우와 달리 이공계생들의 직무들은 어느 정도 전공이 맞춰지는 게 있다.
주의 할 것은 ‘전공 성적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이 잘 준비된 인재’라는 식으로 서술하는 지원자들인데, 자기 학교에서 자신이 잘 하는 축이었을지 몰라도 전국에서 몰린 지원자 중에서도 똑같이 말하긴 힘들 것이다. 현장에 적용되는 실제적인 측면에서 전공을 잘 준비했다는 식으로 현장에 맞춰진 인재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조금 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5번 문항 : 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존중, 글로벌 지향 중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을 하나 고르라는 이야기인데, 고객 최우선이나 인재존중처럼 회사적인 가치를 고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대부분은 실천력, 소통능력, 글로벌에 대한 이해 등의 가치를 들고 나올 것이다. 그에 대한 자신의 에피소드를 잘 정리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경향에 대해서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려면 고객 최우선을 단순히 CS의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사용자 중심의 입장 바꿔보기라든가, 인재존중을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안다는 식으로 재해석하는 것도 좋다. 다른 키워드들도 뻔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나름의 해석이 들어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조금은 차별화 서술이 나올 수 있는 길이 된다.

6번 문항 : 사실 무척 복고적인 1~5번에 비해 그나마 최근 경험 중심형 자소서 같은 문항이 하나 나왔다. 그리고 그것이 힘들었던 일을 극복한 경험이라는 것은 조금 의미가 있다. 현대제철이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힘든 일들이 발생 했을 때) 금방 그만두는 사원들을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나온 문항일 수도 있고, 현대제철 자체가 가장 추구하는 가치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의지에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유일한 경험형 문항이, 힘든 일에 대한 극복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므로 힘든 일에 대한 극복 의지와 그에 따른 합리적인 과정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면접 질문에서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자신만의 방법 같은 것들도 연계해서 나올 수 있다.

맵핑 : 전형적인 중공업 분야의 자소서다. 직무중심의 최근 채용 트렌드와 복고적인 문항들이 한데 섞여 있는 자소서라는 사실은 중공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개혁보다는 안정, 혁신보다는 보수적인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개혁이나 혁신이 안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니까, 자신이 가진 여러 가지 면 중에 어떤 것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어떤 것을 두 번째로 보여 줄 것인가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