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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합격후기>국제자격증>CFA>시험/합격후기

제목 CFA level3 합격 (그러나 이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글은 아닙니다) 등록일 2021-02-21
마침내, 3년이라는 긴 여정 동안 준비한 CFA 시험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돌아보면 처음부터 참 우여곡절이 많았던 3년이었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건설시공업 일을 배우다가 4개월 째에 발목 인대가 모두 끊어지는 일을 겪었고, 음울했던 몇 개월의 시간을 홀로 보내며 고민 끝에 시작한 시험 준비였으니까요. 물론 금융이나 경제에 대해 아는 지식이라곤 전무하다시피 했지요. 그전까지는 거의 무관심했던 "큰 부"에 대한 열망으로 시작한 공부였고, 지식과 이해가 늘어갈수록 먹물만 먹은 샌님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CFA 커리큘럼에서 다루고 있는 파생상품 매매를 틈틈히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참 많은 돈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기 전 이미 수천 만원의 손실을 보았고, 코로나 사태 발발 직후 단 4일 만에 900 만원을 벌어 잠시 우쭐해졌지만, 이후로 또다시 큰 손실을 보기 시작습니다. 하지만 손실이 커질수록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고, 욕망도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활활 타올랐지요. 그렇다고 영화에서와 같이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었습니다. 그저 도박 중독자의 그것과 같은 악순환에 빠졌을 뿐이지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결과를 개선시키려고 나름 부단히 애를 썼다는 정도일까요. 그러다 Level 3 시험을 반년 조금 못되게 남긴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지요. 바로 어머니의 난소암 3기 말 판정. 저로서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었습니다. CFA 커리큘럼에서는 고객자산관리에 있어 고객 Life cycle에 따른 리스크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그것이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내게 일어날 줄이야. 파생상품 매매에서 지속적으로 돈을 잃는다 하더도 그것은 결국 제 자신이 원통해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 다시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는 그런 류의 문제였지요. 하지만 어머니의 암 선고는 전혀 달랐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시험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하고 있던 사업 활동을 최대한 줄이며, 틈틈히 어머니의 병간호를 병행하는 것뿐이었지요. 오죽했으면 십 년 넘도록 찾지 않았던 신의 도움까지 간구하며 기도했을까요. 물론 무언가라도 해야겠다는 심리적인 압박에 못이겨 파생상품 매매를 가끔씩 했고, 수익은 커녕 도로 중간중간 뚫린 싱크홀처럼 가끔씩 맞닥뜨린 큰 손실로 인한 절망감을 차마 어머니께는 말씀드리지 못한 채 꾹꾹 억눌러야 했던 것도 일이라면 일이겠지요. 그리고, 시험을 약 2개월 앞둔 시점에 기적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병원에서 퇴원하신 뒤 절 방문한 어머니와 바닷가를 거닐던 그 순간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어머니께서는 "암이 완전히 나았대."라고 하셨지요. 잠시 말을 잃은 저는 재차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고, 재차 확답을 듣고서 저도 모르게 울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단 한 번의 수술도 없이 어머니의 암이 깨끗이 사라진 것입니다. 당시 의사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놀랐고, 어머니도 놀랐으며, 저도 놀랐습니다. 그 기적 같은 일, 아니 그 기적에 저는 신께 감사를 드렸고 그때부터 조금씩이나마 신을 다시 찾게 되었지요. 그 후로 2개월이 지났고 CFA 시험 당일, 시험에 임하는 제 마음은 평온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년도에 비해 여러 곳으로 분산되고 축소된 시험 인원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은 스스로의 노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또 시험은 그저 끝이 아니라, 취업과 경력이라는 앞으로의 더 큰 여정의 시작에 불과함을 알았기에 그랬던 것일지도요. 그렇게 오전 오후 3시간씩, 총 6시간의 시험을 보고 난 뒤 드는 생각은 "잘 본 것 같아, 왠지 붙을 것 같아." 였습니다. 하지만 삶이란 늘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기에 마음 한 구석이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무려 11주라는 시험 발표일까지 저는 불확실성의 시간을 견뎌내야만 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지금껏 CFA 커리큘럼만 따라가느라 미처 관심 갖지 못한 우리나라 업종과 산업에 대한 공부를 했고, 미뤄왔던 파생 트레이딩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매우 조심스레 매매한 한 달 동안 약 120만원의 수익을 거뒀고, 그 수익의 세 배 이상을 단 며칠 만에 모두 날렸으며, 그 후로 한 달간 파생 트레이딩을 끊었고, 합격 발표가 난 후 처음으로 임한 그제 하루만에 140만 원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개인 투자자로서는 다시는 파생 트레이딩을 하지 않겠노라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 다짐과 함께 파생 트레이딩으로 돈을 벌겠다는 지난 3년 간의 꿈을 한때의 망상으로 여기고 이제는 완전히 접기로 했습니다. 수 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위험성과 빈약한 자본, 그리고 개인 포지션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득세하는 파생시장에서 큰 수익을 벌어보겠다는 것이 그저 환상이며 과욕일 뿐임을 이제는 여실히 깨달았고, 무엇보다 부질없고 낭비적인 활동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데 넌더리가 났거든요. 그리고 이제는 몇 푼의 돈을 버는 것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문제, 바로 취업이라는 문제가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합격 발표가 나고 사흘 뒤인 어제부터 저는 기업들에 이력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중소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각각 한 곳에 이력서를 냈고, 면접 준비를 위해 해당 기업들의 사업내용과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또 면접 요령에 대한 유튜브도 열심히 보았지요. 그러다보니 이기지도 못하는 파생 트레이딩에 대한 관심이 절로 싹 사라지더군요. 그걸 본 어머니는 제가 하루만에 잃은 큰 돈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며 좋아라 하시더군요. 참.. 자식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이란 바로 이런 건가 싶습니다. 지금껏 제가 해 온 많은 일들은 사무직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면접이라고 하더라도 사전에 만나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서류전형에 합격하더라도 공식적인 면접은 서른 다섯 먹도록 처음인지라 내심 긴장이 됩니다. '어눌하게 말하지 않아야 할 텐데,' '딱 부러지고 일 잘할 것 같은 인상을 줘야 할 텐데' 등등, 정말 많은 생각이 드는 나날입니다. 하지만, 결국 가야 할 길이라면 즐기면서 가야겠지요. 지금껏 그래왔듯, 누가 떠밀어 억지로 가는 길이 아니라 제가 진정 원해 가는 길입니다. 지레 겁먹어 위축될 하등의 이유가 없지요. 무엇보다 저는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저 제가 걷는 그 모든 여정 동안 세상에 대한 겸허함과, 노력한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나아가면 그만입니다. 누군가는 내일 모레면 마흔이라고 폄하할 나이에 무경력 신입으로서의 지원. 하지만 저는 벌써부터 제가 맞이할 또다른 새로운 여정에 벌써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한 번 해 보자,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으며, 정성을 다해 보자." 이런 심정입니다. 결과는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니 그저 그 과정에서만큼이라도 전심전력을 다해보자고.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만 줄여야겠네요. 사실상 공부 방법과는 무관한 긴 글을 읽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무쪼록 바쁜 중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든 분들이 결국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래서 다들 멋진 대한민국의 금융인들이 되시길! 마지막으로 그동안 저의 집요하고 귀찮은 질문에도 정성껏 답변해 주신 모든 강사님들께 진심으로 죄송스러움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가 이루어낸 그 어떤 성취도 저 홀로 이루어낸 것이 없으며, 모두 강사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들 평안하시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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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잘 읽었습니다. 이제 3차 준비 중이고 도움 많이 되는 글이네요. 축하드립니다.
  • ★★★★★
  • 유수*
  • 2021.04.15 01: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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